“단순히 음료를 파는 카페가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지난달 12일 강화군 불은면에 가오픈한 소행성b612의 최한나(29) 대표는 오는 12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소행성b612는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2개의 건물과 캠핑카를 영상관과 아트갤러리로 채운 가벼운 식사나 차를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최 대표는 “소행성b612의 컨셉은 누구나 와서 즐기다 가는 공간으로 영상관을 상시 운영한다”며 “영상관을 공연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아마추어 작가들을 위한 열린 갤러리인 셈이다”고 말했다.
특히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동생에 대한 애틋함도 소행성b612에 담겼다.
그는 지난해까지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 교사였으나 10여년 전 아버지가 목형창고 부지로 사놓은 땅을 활용해 가족들의 꿈 찾기에 나서게 됐다.
소행성b612를 통해 가족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장애문화와 예술을 서비스업에 접목시켜 상생하는 게 목표다.
최 대표는 “어린왕자와 같이 장애인들이 소행성에서 오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한다”며 “어두운 밤 길을 잃고 헤매는 장애인들의 나침반 같은 공간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이곳의 작은 소품을 비롯한 하나하나의 가구와 인테리어, 벽의 페인트까지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카페의 주축이 되는 원두 역시 로스팅회사를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 향과 산미, 바디감 등을 고려해 루크와 비숍 두가지를 사용하게 됐다.
그렇게 최 대표는 자신만의 소행성을 만들어 낸 것이다.
최 대표는 “강화에서 카페를 하기에는 바다가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단순한 관광사업이 아닌 문화 복합 공간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상관은 소행성b612 내에서 최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인 공간으로 누구나 와서 즐기다 갈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기를 바라고 있다.
오픈에 맞춰 영상관에는 이경태작가의 소행성을 여행하는 영상아트가 상영될 예정이며, 카라반에는 라인드로잉 아티스트 아무일도의 그림이 전시된다.
최 대표는 “더이상 강화 하면 순무만 떠오르는 먹거리 관광에 의존하지 않고 강화라는 지리적 특성을 연결해 등산을 하다가도 예술감상을 위해 들리고, 휴식하기 위해 들릴 수 있는 문화복합빌리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 시작하는 카페이지만 최 대표는 카페 앞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장애인들의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신생작가들을 위한 활동공간 지원을 이어나간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는 4차산업 사회로 접어든 현재 수동적인 예술감상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예술활동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미래를 내다봤다.
최 대표는 “소행성b612는 사람의 공간으로써 자신을 말하고자 하는 이에게 항상 열린 공간이다”며 “다양한 이슈로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기 때문에 지금의 생활이 즐겁다”고 전했다.
유정희기자/ryujh@joongb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