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끈끈한 공동 양육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
건전한 공동 양육 관계를 맺을수록 스트레스는 낮고 긍정적이다.
2021년 2월 19일 l BY 마림 압둘라
대부분의 부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양육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장기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부 부모들은 학교가 다시 대면 수업을 시작할 때까지 아이들의 원격 수업을 돕는 동시에 노부모 또는 장애를 가진 아이까지 돌봐야 한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자폐 아동의 부모들은 고립, 아이의 치료 서비스 및 가족 휴식 프로그램 중단, 재정 걱정, 본인과 아이의 감염 가능성에 대한 걱정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부모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연구에 따르면 두 명 이상의 성인(부모, 조부모, 가족 구성원, 친구)이 돌봄 책임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공동 양육이야말로 자폐 아동의 부모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 양육은 늘 부모들에게 큰 힘이 되었지만,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는 동안에 많은 가족이 서로 의지하고 집에서만 생활할 때 더욱더 그렇다.
2015년 호주의 한 연구진은 자폐 아동 부모 150명 이상을 대상으로 양육 경험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부모들은 본인의 공동 양육 점수를 평가했다. 공동 양육을 하는 주체들끼리 얼마나 잘 소통하고 일을 잘 하는지 그리고 배우자의 돌봄 의지와 판단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등과 같은 요소를 토대로 최종 점수를 산출했다. 또한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와 양육에 대해 얼마나 자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답했다.
연구에 따르면 공동 양육 체계가 잘 잡힌 부모일수록 양육 스트레스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 메이 연구원과 연구진은 “배우자로부터 받는 지원이 양육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자폐 아동의 부모들은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어서 공동 양육을 할 때 배우자로부터 받는 도움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2017년 연구에서 메이와 그의 동료들은 공동 양육에 대한 자신감과 능력이 왜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다양한 관점을 연구에 반영하기 위해 연구팀은 비교적 낮은 스트레스 또는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보고한 함께 사는 부모 11쌍을 인터뷰했다.
연구진은 부모가 자녀의 자폐 사실을 알게 된 후 어떻게 적응하는지, 양육 과정에서 동반자 의식을 경험했는지, 자녀의 발달에 파트너십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는지를 연구했다. 가령, 연구진은 부모에게 "자녀의 발전 상황을 결정하는 데 파트너와의 관계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요?" "건전한 육아 파트너십은 어떻게 유지하나요?" "자폐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육아 팀워크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있었나요?"와 같은 질문을 했다.
본 연구는 부모가 공동 양육 방식에 대한 자신감이 높을수록 자녀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탐색하며, 자녀의 발달에 더 큰 희망을 품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메이와 연구진은 “부모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타협하며 ‘한 배를 탔다’라고 느낄 때 연대감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중략) 같은 목표를 공유할 때 건전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건전한 공동 양육 체계를 위해서 필요한 것들
그렇다면 자폐 아동의 부모는 어떻게 건전한 공동 양육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까? 심리학자 린다 라파엘 멘데즈와 동료들은 자폐 아동 가정의 회복력 증진을 위한 공동 양육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미국에 거주하는 커플 7쌍을 대상으로 “함께 할 때 더 강하다 (Together We Are Stronger)” 4주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참여 초기보다 결속력 증가를 경험하였고, 공동 양육 능력 개선 및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에서 제시하는 더 굳건한 관계 만들기 위한 팁은 다음과 같다.
1. 가족의 과거와 가치관을 되돌아보라.
공동 양육을 하는 부모들은 가족 가치관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이 개인 및 가족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생각하자. 부모로서 각자 어떤 가치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지와 그러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것도 좋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특수한 조건을 고려하여 접근 방법을 조정한다면, 아이도 가족의 가치관을 최대한 실천하게 할 수 있다.
일례로, 기쁨과 행복을 같이 경험하고 이를 소중히 여기는 가정이라면, 각 가족 구성원이 언제 가장 행복한지 생각해보고,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 즐기며 기억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사랑을 소중히 여기는 가정은 다른 시간에 다른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되돌아볼 수 있다. 또한 본인과 가족, 반려동물, 친구, 교사, 치료사, 이웃, 공동체, 인류와 자연에 이르기까지 대상의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사랑의 표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가족 타임 캡슐을 만들어 가족 구성원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추억과 가치를 상징하는 기념품을 모아 넣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한 논의와 고민을 통해 가족의 가치관을 분명히 결정했다면 가족 행동 강령을 만들어 이를 정리해볼 수도 있다.
2. 서로 대화해라.
공동 양육 주체들은 의사소통과 팀워크 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대화할 때 서로의 장점과 가치를 인정하면 상대방은 존중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건 정말 용감한 행동이었어” 같은 말처럼 파트너를 인정하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말을 하거나, 상대방의 생각이나 감정, 행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요청하는 것도 긍정적인 대화 방식의 일환이다.
또한, 공동 양육을 함께하는 사람이 존중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하는 의사소통 방식을 피해라. 상대방 무시하기, 방해하기,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기, 대화에 무관한 말하기는 모두 상대방의 말을 거부하는 인상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공동 양육 주체들은 서로 대화를 할 때 ‘나는’으로 말을 시작하면 자신의 요구를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나’ 대화법은 파트너를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관점을 분명히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의사소통 방식이다. “당신은 집안 살림을 도와주지 않는구나”처럼 ‘당신’으로 시작한 문장을 듣는 상대방은 바로 방어적인 태도로 대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나는 집안일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을 다 못할 때 좌절감이 들어”와 같은 표현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알리며 동시에 같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준다.
매일 10~20분씩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는 "체크인" 시간을 계획하고 그 시간 동안 상대방의 말을 온전히 듣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체크인” 시간동안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줘서 방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3. 서로의 옆을 지켜줘라.
두 명이 팀이 되어 협동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서로 스트레스를 언제 받는지를 얘기해보고, 상대방에게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얘기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어떻게 행동해야 상대방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지를 계획해라. 일례로, 공동 양육을 함께하는 파트너가 해줬으면 하는 일을 메모하고 보기 쉬운 곳에 올려 둬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상대방이 원하는 행동 하나만 해줘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4.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유머를 자주 활용하라.
매주 생각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기록해라. 긍정적인 생각이 많이 드는지,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드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것이다. 만약 비관적인 생각이 많이 든다면 체크인 시간에 이런 관점을 바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해본다. 또한, 유머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한다. 마지막으로 함께 웃거나 어려운 상황을 유머를 통해 극복하려고 했던 때는 언제인가?
물론 자폐 아이를 양육할 때 어려운 순간도 있지만 행복한 순간들도 많다. 아이를 돌보면서 가족 간의 친밀감이 높아지고 새로운 배움의 기회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며 다른 능력과 차이, 다양성과 공동체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자폐 아이를 돌보는 부모 중 스트레스를 덜 느끼는 부모들이 더 긍정적인 돌봄 경험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절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부모들이 좋은 공동 양육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힘쓸 때, 자녀를 포함한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번역: 본 자료는 함께웃는재단과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생들이 번역작업에 참여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