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를 가진 남아의 뇌 발달은 비장애인과 다르다
16년에 걸쳐 촬영된 자가공명영상(MRI)에 따르면 자폐 남아와 성인 남성은 뇌 발달에 있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4월 학술지 <뉴로이미지 (NeuroImage)>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이전에 8년간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진행한 것으로, 이전 연구에 참여한 일부 참가자들의 MRI를 2번 추가로 촬영하였다.
솔트레이크 시티에 위치한 유타 대학교 소아과 및 신경과의 브랜든 지엘린스키(Brandon Zielinski) 부교수는 “2번의 추가적인 추적을 통해 비정형적인 국소적 부피 차이가 후기 아동기까지 지속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엘린스키와 동료는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자폐를 가진 남아 및 성인 남성 105명, 비장애인 남자 및 비장애인 성인 남성 125명의 뇌영상 촬영을 최대 5회 진행하였다. 첫번째 스캔을 찍을 당시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6~45세였다. 연구진은 연구를 진행하며 새로운 참가자들을 모집하기는 했지만, 자폐를 가진 기존 참가자의 73%, 비장애인 참가자의 50%가 5번의 스캔을 촬영했다.
연구진은 자폐를 가진 남아가 유년기에는 또래보다 회백질이 많은 경향이 있으나, 12살에는 비장애인 남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반대로, 뇌척수액을 생성하고 이를 뇌 전체에 공급하는 뇌실의 경우, 자폐 남아의 뇌실은 유년기에는 비장애인 남아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21세까지 확장되는 모습을 보였다. 뇌의 좌우 반구를 연결하는 신경다발인 뇌량은 자폐 남아에게서 더 느리게 자라고 36세가 되었을 때 대조군에 비해 작았다.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대학교 신경과학 에릭 쿠어체스네(Eric Courchesne) 교수는 연구 결과의 많은 부분들이 이전 연구 결과와 동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엘린스키와 연구진은 전보다 개선된 방식을 사용했다”며 “바로 이것이 과학의 과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지막 스캔
연구진은 다섯 번째 촬영을 진행했을 때 자폐 참가자를 두개의 하위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 집단은 자폐 진단 관찰 스케줄(Autism Diagnostic Observation Schedule, ADOS)의 진단 기준을 충족한 61명, 다른 집단은 더 이상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17명으로 구성되었다.
연구진은 재촬영 당시에도 진단 기준을 충족한 참가자들의 뇌량이 더 좁았다고 밝혔다.
지에린스키 교수 랩 소속 몰리 드부레이 프리게(Molly DuBray Prigge) 연구원은 자폐 집단 내에서 이러한 구조적인 차이를 발견한 것은 예상치 못했으며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 더 이상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참가자들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살펴보고 싶다”며 2년 뒤에도 여전히 자폐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않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한 나이에 따른 뇌실의 성장 속도가 자폐 집단에서 더 빠르다는 점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전 연구에서도 자폐 성인은 비대한 뇌실을 가졌다는 점이 밝혀졌으나,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밝힌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진은 해당 연구가 종단연구였기에 이와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리게 연구원에 따르면, 자폐 연구에서 대부분의 영상 연구는 횡단연구, 즉 다양한 나이대의 참가자들의 뇌 영상을 한 번 찍어 비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와 같은 종단연구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개인의 발달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횡단 연구에서는 찾기 어려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로스 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 정신과 및 생물 행동 과학∙심리학과의 캐리 비어든 (Carrie Bearden) 교수는 “참가자 개개인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해당 연구처럼 오랜 기간, 같은 참가자들을 여러 번 추적한 연구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바이든 교수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지에린스키 교수는 모든 참가자들이 비슷한 연령대인 기존의 종단 연구와는 달리 해당 연구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다양한 연령대의 발달 추세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연구 결과는 왜 이런 차이가 존재하는지 설명하지 못하며, 여아와 성인 여성에게는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프리게 연구원은 다른 스캐닝 기법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도출할 수 있다며 연구 참가자들이 기능자기공명영상(fMRI) 스캔을 촬영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추가 촬영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연구진은 기존에 관찰한 발달 패턴이 계속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일한 참가자들에게 여섯번째 스캔을 촬영했다.
번역 : 본 자료는 함께웃는재단과 한국외대통번역대학원생들이 번역작업에 참여하였습니다.
출처: spectrumnews
